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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히토츠텐야 낚시 2015/10/3

category 낚시 2015. 10. 6. 02:01 블로그 이미지

이번 출조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서 히토츠텐야 낚시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히토츠텐야낚시는 일본의 전통조법을 기반으로 한 낚시로서 일본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낚시기법입니다.


일본의 치바현 소토보우(外房)의 오오하라(大原)라는 곳이 발상지인 히토츠텐야 낚시는 일본에서는 주로 참돔을 대상어로 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에는 대상어인 참돔이 없는 관계로 메인 타겟은 오히려 참돔보다 고급어종으로 볼 수 있는 능성어(Grouper)입니다.


히토츠텐야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하게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만, 라이트태클을 이용한 가볍고 간단한 채비인반면 탁월한 조과를 보장하기에 최근에 개인적으로도 가장 빠져있는 낚시기법입니다.


채비는 2500~3000번대 릴에 PE라인 0.8호 그리고 2.5호의 후로로 카본의 쇼크리더에 텐야를 직결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 입니다.

미끼로는 주로 냉동새우나 생새우를 쓰는데 굳이 비싼 생새우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냉동새우로도 충분히 좋은 조과를 기대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본의 전통 조법이 이역만리 싱가포르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싱가포르에서 해본 다른 어떠한 낚시보다도 조과가 탁월했습니다.


오늘 출항은 평소보다 조금 늦은 아침 8시입니다.

센토사섬의 선착장에서 출항합니다.


이번 낚시의 무대인 싱가포르해협은 이런 큰 상업용선박이나 컨테이너선박에 둘러 쌓여 낚시대를 드리우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 중개무역의 중심지인 싱가포르스러운 모습이기도 하지만 역시나 어색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태클입니다.

낚시대: 야마가브랭크스 칼리스타 86M/TZ NANO

릴: 시마노 15 트윈파워 C3000HG + 유메야 커스텀 스풀 C3000S

원줄: 시마노 파워프로 보트게임 PE 0.8호 150M

리더: 쿠레하 시가 에이스 후로로 카본 2.5호


눈치 채신분들도 계시겠지만 히토츠텐야 전용 낚시대가 아닌 에깅대를 유용해서 사용했습니다.

이미 에깅대나 농어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추가 지출 없이 에깅대나 농어대를 그대로 사용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히토츠텐야 낚시의 간편함이자 또다른 매력입니다.


일단은 수심 47M. 파일럿텐야로 8호 카브라를 선택합니다.

텐야 사이즈의 선택의 기준은 기본 수심 10M당 1호라고 치고 바람과 조류의 세기를 고려해서 호수를 올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낚시줄이 건조한 상태라 라인 방출이 좋지 않을 수 있기때문에 처음에 바다에 투입하는 텐야는 위의 기준보다는 조금 무서운 호수로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낚시 방법은 텐야의 메인후크와 어시스트후크에 새우를 꿰어 바다에 던진 후 텐야가 바닥을 찍으면 낚시대를 올려 텐션을 준 뒤 다시 폴링시키기를 반복 합니다. 바닥을 찍어서 잠시 스테이 할때나 폴링을 시킬때 주로 입질이 들어오는데 그때 낚시대를 올려 후킹을 시키는게 정석입니다.


새우를 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 일단 새우의 꼬리를 가위로 잘라 낸 뒤, 먼저 새우머리쪽의 1마디 뒤쪽에서부터 어시스트후크를 넣어 머리를 관통 시킵니다. 그리고 메인후크를 미리 잘라놓은 꼬리 쪽으로 집어넣어 배 중간부분으로 관통시켜 가능한한 새우가 직선으로 되게 해줍니다.


처음 포인트는 이렇다 할 입질도 없이 포인트 이동을 할려는 차에 이상한 입질이 왔습니다.

신중하게 후킹을 시켜 릴을 돌려보지만 물고기스러운 움직임이 전혀 없이 뭔가가 걸려서 딸려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바다속의 쓰레기가 걸려서 오나"라며 어리둥절 하며 올려보니 거기에는 괜찮은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걸려 있습니다ㅎㅎ

과연 에깅대 칼리스타. 에깅대스럽게 첫수는 무늬 오징어 입니다.


너무 웃겨서 까불대며 랜딩을 시도하다가 무늬오징어의 먹물 세례를 직격.


포인트를 이동해보지만 이번에도 수심 45M전후입니다.

포인트 이동 후 부터는 조금씩 능성어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씨알은 고만고만한 사이즈로 좀 더 큰 사이즈를 잡고 싶다는 희망을 담아 신중히 써밍을 해서 낚시줄에 텐션을 걸어 폴링시킵니다.

폴링도중에 입질이 강하게 와서 급히 릴의 베일을 닫고 후킹을 시도 합니다.


잡힌건 좋은 씨알의 시로쿠라베라(シロクラベラ)입니다.

영어로 Blackspot tuskfish라고 부르니 한국명으로는 흑점 호박돔 정도 될려나요?

일본에서도 오키나와에서밖에 잡히지 않는 물고기로 오키나와에서는 "마쿠부"라고 불리우며 오키나와의 삼대고급어중에 하나로 통하는 고급어종입니다.

흰살 생선이며 회로도 먹을 수 있는 맛 좋은 어종입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같이 출조를 나간 싱가포르 한국 낚시동호회 멤버가 직접 능성어 회를 떠 손수 준비해주신 야채와 함께 배위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일본에서 배낚시를 다니면 식사는 뒷전이고 낚시만 집중해서 하다 오기때문에 배 위에서 바로 회를 떠서 먹는다는 건 참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끝낸 후에는 다시 포인트를 이동해서 수심 20M전후의 얕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조류의 흐름이 약하기 때문에 확실히 바닥을 찍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벼운 텐야 4호로 채비를 변경 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조건에서는 채비를 가볍게 쓰는게 운용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보일 확률이 큽니다.


낚시를 즐기고 있자니 갑자기 동남아시아 특유의 국지성 폭우가 몰려와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다시 시로쿠라베라(シロクラベラ)


랜딩한 순간 "설마 참돔!?"이라고 눈을 의심하게 한 정체불명의 물고기.

연분홍색의 아름다운 등지느러미가 흡사 참돔을 연상시키지만 머리쪽은 참돔보다는 망상어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인 선장에게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맛 없어서 안 먹는다고 하더군요. 이건 릴리즈.


오후3시를 넘겨 슬슬 마지막으로 대물을 노리기위해 수심 60M정도의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이번 포인트는 조류의 흐름이 상당히 빠르고 바람이 강하기때문에 카브라 8호로도 바닥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채비를 카브라 10호로 변경.

일본에서 히토츠텐야 낚시배는 대부분 파라슈트앵커를 사용해 조류와 배의 움직임을 동조시켜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 시키는데, 싱가포르의 경우는 그냥 엔진을 끈 상태로 배를 흘려보냅니다.

따라서 배가 비교적 빨리 흘러가버리기 때문에 텐야로 확실히 바닥을 찍기 위해서 좀 더 무거운 텐야를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텐야교체 후 바로 히트. 메인후크에 확실히 걸렸습니다.


오후4시반 경 낚시 종료. 

오늘의 조과입니다. 1.5리터 페트병이 작아보입니다 :)


모처럼 잡은 물고기를 맛있게 먹기위해 귀가 후 바로 석장뜨기를 합니다.

일단은 능성어 두마리.


데바칼이 없어 급한대로 일반식칼로 손질. 모양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항상 잘 안되면 도구탓이죠ㅋㅋ 그래도 맛은 확실합니다 :)


하루밤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모습입니다.


일본어 페이지: http://ameblo.jp/wmarchk/entry-120809631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