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Trinidad Reyes Review 2016/8/7

category 리뷰/시가 2016. 8. 16. 10:53 블로그 이미지

이번 시가 리뷰는 Habanos S.A.에서도 Niche Brand로 분류되는 Trinidad의 Reyes입니다.


트리니다드의 로고

출처: Habanos S.A. 홈페이지


사실 트리니다드는 현존하는 쿠바의 시가 브랜드들 중에서도 역사와 그 탄생에 대한 배경이 가장 불분명한 브랜드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애연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트리니다드에 대한 이야기들도 여러 관계자들에게서 구전으로 전해진, 100%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트리니다드는 쿠바혁명 혁명 이후 생산되기 시작하여 1982년 일반에게 판매를 시작한 코이바를 이어 정부고관들 그리고 일부의 외교관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브랜드였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에서는 하얀책(白本)이라 불리우며 쿠바 시가의 바이블이라고 떠받들여 지는 Min Ron Nee씨가 저술한 "Illustrated Encyclopedia of Post-Revolution Havana Cigars"에 의하면 트리니다드는 1969년 코이바를 생산하던 El Laguito 공장에서 첫 생산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트리니다드 브랜드로 처음 생산되었다고 하는 정부 고관용 비톨라는 코이바 란셀로스와 똑같은 사이즈의 Laguito No.1 규격으로, 현재 트리니다드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Laguito Especial 규격으로 분류되는 "Fundadores(푼다도레스)" 와는 길이는 같지만 링게이지가 미세하게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동 서적에 의하면 사실 트리니다드 브랜드는 코이바보다 등급이 낮은 외교선물용 시가로 코이바와 같은 엘 라귀토 공장에서 생산되며 코이바와 비슷한 블렌딩으로 제조되지만 특별히 3차례의 숙성, 발효작용을 거친 코이바용 담배잎과는 달리 코이바 이외의 시가와 마찬가지로 두차례의 숙성 및 발효작용만을 거친 담배잎을 사용해 제조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서 엘 라귀토 공장의 매니저였으며 1993년부터는 쿠바를 떠나 바하마의 Graycliff Hotel에서 Graycliff 브랜드의 시가를 탄생시킨 Avelino Lara씨가 있습니다.


Avelino Lara씨에 의하면 트리니다드는 코이바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브랜드로서 더욱 엄격하게 관리, 생산되어 일반 외교관 클래스가 아닌 피델 카스트로를 비롯한 초 고위급 외교관들에게만 제공되는 브랜드 였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들의 진실이야 확인할 길이 없지만 트리니다드도 외교관에게 제공되는 시가로서 초이스 되었던 것을 비추어 볼때 코이바에 버금가는 높은 수준의 시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실제로 코이바가 일반에 판매되기 이전에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코이바를 태워본 소설가이며 시가 애연가로도 유명한 키타카타 켄조(北方謙三)씨의 의하면 오히려 트리니다드의 풍미가 일반에 판매되기 시작하기 전의 코이바의 풍미와 더 비슷하다고 합니다.


키타카타 켄조씨의 주장으로는 코이바가 일반에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로 본래 소규모 농장에서 적은 량만 수확되던 담배잎이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래 코이바용 담배잎을 경작하던 농장뿐만이 아니라 그 근처 농장에서 수확하는 담배잎까지 코이바를 생산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풍미가 변해버렸지만 트리니다드의 경우 생산량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원래 코이바용 담배잎을 경작하는 농장의 담배잎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판매 이전의 코이바의 풍미와 더 흡사하다라고 합니다.


소문이 무성한 트리니다드의 탄생과 그 비화에 관해서는 이정도로 하기로 하고 트리니다드가 실제로 일반에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 경으로 Laguito Especial 규격으로 분류되는 "Fundadores(푼다도레스)" 비톨라 하나만을 발매하다가 2004년경에 Coloniales, Reyes, Robustos Extra를 추가 그리고 2009년에는 Robustos T, 2014년에는 Vigia를 레귤러 라인으로 추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레귤러 라인 이외에도 Edicion Limitada 등의 한정판으로도 꾸준히 발매되는 인지도에 비해 꽤나 인기있는 브랜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Trinidad Reyes


Trinidad Reyes


사이즈: 4.3 x 40

원산지: 쿠바

래퍼: 쿠바


일반적인 Petit Corona 규격보다 조금 더 짧은 길이와 얇은 링게이지의 Reyes는 트리니다드 브랜드중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의 비톨라이며 12스틱, 24스틱 들이의 고급스러운 Varnished Semi Boite Nature Box와 면세점과 기념품샵을 위한 5스틱들이의 종이 케이스로도 발매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단단하지 않은 적당한 만듬새를 확인 할 수 있으며 래퍼는 정말 보기 좋게 잘 손질되어 있고 래퍼 표면은 적당한 오일리함으로 인한 광택과 더불어 은은하게 달콤한 향기가 풍깁니다.


트리니다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피그 테일


Reyes의 헤드는 전통적인 피그 테일(Pig Tail) 방식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코이바 란셀로스, 다비도프 클래식, 몬테크리스토 에스페샬과 같은 탑 프리미엄 클래스 브랜드의 일부 상징적인 비톨라들만이 사용하는 피그 테일 방식을 트리니다드는 모든 비톨라에서 채용하고 있기에 은근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 압력을 받아 약간 눌려 있지만 균형있게 잘 말려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시바스 리갈 18년 (Chivas Regal 18 Year Old)과 페어링


드링크로는 시바스 리갈 18년을 초이스 했으며 플랫커팅을 한 뒤 일단 콜드 드로우를 해보겠습니다.

콜드 드로우는 살짝 뻑뻑한 편이며 진한 흙내음과 세더의 우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착화 이후 첫 드로우는 콜드 드로우와는 다르게 꽤나 부드러운 편이며 연무량은 적당한 편입니다.

첫 드로우부터 진한 흙내음과 함께 커피 아로마, 은은한 달콤함을 동반한 코코아 비터, 고소한 견과류와 플로럴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미세한 블랙페퍼계의 스파이시함 또한 느낄 수 있는데 너무 강하게 어필을 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엑센트를 주는 정도입니다.


굉장히 컴플렉스하면서도 한 풍미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가지 훌륭한 풍미들이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입안에 빨려들어오는 연기의 느낌도 아주 부드럽고 멜로우합니다.


바디감 자체는 미디엄바디 정도의 강도로 아주 훌륭한 스타트입니다.



재는 짙은 은회색으로 밀도는 약간 낮은 편으로 0.6~0.7인치 정도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버립니다.

하지만 얇은 링게이지를 감안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Burn은 아주 아름답지는 않지만 균형있고 기분좋게 타들어 갑니다.



중반으로 들어서면 착화시의 여러가지 풍미들이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은 사라지며 베이스 프로필로 세더의 우디함이 전면으로 나오면 흙내음은 우디함에 조금 묻혀버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코코아 비터는 사라지지만 달콤함을 동반한 커피 아로마는 좀 더 강해지고 피니쉬로 소금을 연상시키는 짭짤함을 혀끝에 남깁니다.


중반부터 연초감과 더불어 바디감도 살짝 강해지며 미디엄풀 정도의 강도로 변화합니다.



종반으로 들어오면 중반에서 피니쉬로서 느낄 수 있었던 짭짤함이 강해지며 초반부에 느낄 수 있었던 블랙페퍼의 스파이시함이 꽤나 강렬해지며 재등장을 합니다.


세더의 우디함은 서서히 페이드 아웃을 하며 흙내음과 새롭게 가죽계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 아로마는 여전하지만 중반까지와는 다르게 흡사 캐러멜 마키아토를 연상시키는 연한 캐러멜의 달콤한 풍미를 동반한 풍미로 변화합니다.



총 흡연시간은 50분으로 미디엄에서 미디엄풀 사이의 작은 사이즈에 굉장히 컴플렉스한 풍미를 자랑하는 훌륭한 시가입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훌륭하지만 특히 착화 이후의 초반부의 흙내음, 커피 아로마, 코코아 비터, 견과류, 플로럴, 블랙페퍼의 스파이시함을 흡사 전시회를 보여주듯 복잡 미묘하게 선보이는 부분은 가히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이런 컴플렉스한 풍미들이 약간 옅다는 점과 사이즈 관계상 꽤나 짧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데 이 점은 Reyes가 아닌 트리니다드의 다른 비톨라를 트라이 해보고 싶게 하는 동기로서도 작용하네요 :)


종합평가: A+ G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