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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ueros Tapados Review 2016/6/25

category 리뷰/시가 2016. 7. 3. 17:30 블로그 이미지

이번 시가 리뷰는 Vegueros Tapados입니다.


베구에로스는 1997년 처음으로 일반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한 브랜드로 비교적 최근에 탄생 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구에로스는 1961년 피나르 델 리오주의 주도(州都)인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io)시에 위치한 Francisco Donatien Factory에서 주로 쿠바 국내의 담배수요 충족을 목적으로 담배 생산을 시작한 것에서 그 역사가 시작됩니다.


신(新) Vegueros의 로고

출처: Habanos S.A. 홈페이지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io)주는 쿠바의 최서단에 위치한 주(州)로 쿠바의 명 담배 경작지인 부엘타 아바호(Vuelta Abajo)가 위치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 지역에서 나는 쿠바산 담배잎의 품질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그 뛰어난 품질로 하여금 Francisco Donatien Factory에서 생산되는 시가는 주로 쿠바 국내에서 개최되는 연회석이나 국가적인 행사에서 쓰이기 시작하여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인기는 쿠바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특히 담배 경작지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고 Vegueros라는 명칭으로 예전부터 존재했던 쿠바의 유명 브랜드의 시가가 아닌 피나르 델 리오같은 담배의 경작지에서 생산되어 소비되는 시가로서 유명세를 타게됩니다.


사실 Vegueros란 스페인어로 "담배를 경작하는 사람들"이란 명사이며 시가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닌데 베구에로스가 정식 브랜드명이 아니었던 시절 담배잎의 경작지에서 담배를 경작하는 농부들이 말아 태우던 시가를 지칭하기 위해 쓰여지기 시작한 표현입니다.


결국 1997년 Habanos S.A.는 수세대에 걸쳐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io)지방에서 담배를 경작해 온 농부들에게 헌사하는 의미에서 정식으로 Vegueros라는 브랜드명과 함께 수출용 프리미엄 시가로서 베구에로스 브랜드를 런칭시키고 생산은 Francisco Donatien Factory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당시 발매된 비톨라는 엘 라귀토 No.1 규격의 Especiales No.1 그리고 Especiales No.2, Petit Corona사이즈의 Marevas, Small Panetela사이즈의 Seoane 이렇게 네가지의 비톨라로 얇지만 길고 품격있는 사이즈의 라인업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발매 후 겨우 13년이 지난 2010년 돌연 Especiales No.1과 Especiales No.2의 비톨라가 생산중지를 한 것에 이어 그 2년뒤인 2012년 Marevas와 Seoane마저도 생산중지를 발표하며 이렇게 베구에로스 브랜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많은 애호가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베구에로스와의 첫 만남은 12년전인 2004년의 여름날이었습니다.

당시 DJ를 하던 대학교 동창인 카네다군의 시키(志木)시에 위치한 자취방에 가서 신주쿠 Kagaya에서 구입한 베구에로스의 Especiales No.2를 함께 태우며 지금은 고인이 된 Nujabes의 Luv (Sic)과 Luv (Sic) Part 2를 들으며 음악과 시가의 맛에 감탄하던 기억이 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이름 그대로 담배를 경작하는 농부들을 연상케 하는 전통적이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풍미에 그날이후 베구에로스의 팬이 되었으며 자주 Especiales No.2를 사서 태우곤 했기에 갑작스런 생산중지는 본인에게도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Habanos S.A. 이러한 애연가들의 아쉬움에 답하듯이 베구에로스의 부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고 2013년 2월말에 개최 된 XV Festival Habano에서 Entretiempos, Mananitas 그리고 Tapados 이렇게 세가지 비톨라로 화려한 재 데뷔를 하게 됩니다.


당시 XV Festival Habano에서 새로운 베구에로스를 소개하며 참가자들에게 각 비톨라의 샘플을 배부했는데 브랜드 로고의 디자인 비톨라의 사이즈등 모든 면에서 새로워졌기 때문에 많은 기대와 실망이 교차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XV Festival Habano에서 1년이 흐른 2014년 예고 된대로 Entretiempos, Mananitas 그리고 Tapados 이렇게 세가지 라인업으로 베구에로스는 일반에 판매가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 베구에로스의 역사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끝마치고 본격적으로 Vegueros Tapados의 리뷰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Vegueros Tapados


Vegueros Tapados


사이즈: 4.75 x 46

원산지: 쿠바

래퍼: 쿠바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베구에로스의 새로운 로고와 밴드 라벨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舊) 베구에로스와 비교해 굉장히 하려하게 변했는데, 은은한 민트색 바탕에 담배잎을 형상화 한 포근해 보이는 V자 로고에서 색상은 물론 V로고마저 날카롭고 강렬하게 바뀌었습니다.

구(舊) 베구에로스의 로고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베구에로스라는 이름 즉 담배를 경작하는 농부들의 푸근함을 연상시키는 구(舊) 베구에로스를 좋아했던 필자로서는 새로운 밴드 라벨 디자인의 세려된 분위기와 은색 폰트는 흡사 재개발로인해 경작지를 비싸게 팔아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을 보는 듯한 인상마저 들게합니다.


보기 좋은 색감의 오일리한 래퍼 


외견은 잎맥이 잘 제거된 래퍼가 보기 좋게 잘 말려 있으며 전체적으로 너무 단단하지도 물렁하지 않은 정도의 만듬새입니다.


콜드 드로우를 해보면 쿠바산 시가 스럽지 않게 아주 부드러우며 은은하게 바닐라의 향과 숙성된 연초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Vegueros Tapados의 풋


풋 또한 아주 잘 말려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신(新) 베구에로스는 다시금 Francisco Donatien Factory에서 제조를 하는데 Francisco Donatien Factory는 롤러(Torcedor)가 60명도 되지 않은 소규모의 공장이지만 2012년 베구에로스 브랜드가 완전 생산중지가 되었을 때는 엘 라귀토 No.1 규격이었던 Especiales No.1을 제조하던 경험을 살려 트리니다드 브랜드를 생산 했다고 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산 메를로 레드 와인과 함께


그럼 조심스럽게 커팅을 한 뒤 천천히 불을 붙여 태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로우는 콜드 드로우에서 느꼇던 것처럼 아주 부드러우며 연무량 또한 적당합니다.

화이트 페퍼의 잔잔한 스파이시함으로 스타트하며 맥아와 같은 곡물계의 풍미가 베이스로 담담하면서도 담백하게 펼쳐지고 달콤한 바닐라의 향기와 함게 에스프레소와 같은 깊은 커피의 풍미로 피니쉬를 합니다.


마일드 바디정도의 강도로 꽤나 훌륭한 스타트입니다.



재의 색은 무척 쿠바스러운 짙은 회색이며 재의 밀도는 살짝 낮은 편으로 1인치가 되기전에 자연스럽게 재가 떨어지는 정도 입니다.



Burn은 일정한 편이며 가끔 래퍼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잎맥 부근에서 불규칙적으로 타 들어가는 Uneven Burn 현상이 간간히 보이기도 하지만 곧 스스로 수정되기에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부분입니다.



중반으로 들어가도 화이트페퍼계의 잔잔한 스파이시함은 여전하며 새로이 세더의 우디한 풍미와 더불어 가죽향(Leather)이 새롭게 추가 됩니다.


여전히 에스프레소와 같은 커피향의 피니쉬를 느낄 수 있으며 커피의 풍미와 함께 살며시 스치는 듯한 시나몬의 힌트 또한 캐치 할 수 있습니다.



종반으로 들어오면 급격하게 연초감이 강해지며 풀바디에 가까운 강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착화 이후부터 중반까지 잔잔하게 지속되던 화이트페퍼의 스파이시함 또한 연초감과 함께 묵직해지며 중반부터 새롭게 가미된 세더의 우디한 풍미는 슬며시 뒷선으로 물러납니다.


그리고 착화 이후부터 은은하게 지속되던 바닐라의 달콤한 풍미와 에스프레소의 커피향 또한 사라지고 힌트로서 청량감을 주는 민트와 같은 허브계의 향기가 순간적으로 지나갑니다.



총 흡연시간은 60분으로 미디엄바디 정도의 강도를 가진 시가입니다.


리즈너블한 가격과 뛰어난 풍미로 베구에로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비톨라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박스로 구입해서 평소의 로테이션에 꼭 집어넣고 싶은 좋은 비톨라입니다.

하지만 화려하게 변한 밴드 라벨처럼 전통적인 나무박스가 아닌 알루미늄 캔으로 판매되고 있는 점은 오랜기간 베구에로스의 팬이었던 애연가 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 올 듯 싶습니다.



밴드 라벨 디자인의 부분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개인적으로 베구에로스란 브랜드는 담배를 경작하는 농부들이란 이름처럼 수수하고 투박하지만 견실하고 클래식한 풍미와 멋을 자랑하는 브랜드였는데 2014년에 발매 된 신(新) 베구에로스는 디자인, 비톨라의 규격, 풍미 등이 화려하고 모던하게 변한 점은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舊) 베구에로스와는 차별화 된 분위기와 성격은 꽤나 다르지만 훌륭한 풍미로 재 발매된 베구에로스를 환영하고 싶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 해 봅니다.


종합평가: A G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