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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off 2000 Review

category 리뷰/시가 2016. 10. 25. 10:27 블로그 이미지

이번 리뷰는 Davidoff 2000 입니다.


시가업계에서 가장 전설적인 인물을 하나 꼽자면 아마 높은 확률로 지노 다비도프(Zino Davidoff)씨 거론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지노 다비도프씨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Kiev)에서 스위스로 이민을 한 이민자 가족 출신으로 다비도프씨는 그 자신의 한 세대만에 담배관련 사업으로 큰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을뿐만 아니라 1969년 부터는 본인의 이름을 딴 다비도프 브랜드의 시가를 발표 해 오늘날까지 다비도프 브랜드가 탑 프리미엄 클래스 시가의 대명사로서 군림할 수 있게한 장본인입니다.


1969년, 쿠반시가의 플래그쉽 브랜드인 코이바(Cohiba)를 제조하는 엘 라귀토(El Laguito) 팩토리에서 제조를 시작한 쿠바산 다비도프 브랜드는 1991년 쿠바에서 생산되는 시가의 품질관리에 대한 회의감과 실망으로 쿠바산 다비도프 시가의 생산을 중지한다는 다비도프씨의 발표가 있기까지 쿠바산 시가 중에서도 탑 프리미엄 클래스 브랜드로 군림을 했으며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생산거점을 이전을 한 이후로도 그 높은 품질관리와 훌륭한 풍미로 많은 시가 애호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다비도프 브랜드는 최근에 발표 된 Yamasa부터 Escurio, Nicaragua, Grand Cru 등 많은 브랜드 라인을 전개 하고 있지만 1991년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하기 이전부터 존재하는 브랜드 라인은 Classic과 통칭 Thousand Series 라고도 불리우는 Mille 라인이 있습니다.


본 블로그에서 이미 다룬적이 있는 Davidoff Classic No.1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Classic 라인이 1969년부터 생산된 가장 처음으로 소개된 다비도프의 시가라면 그 이후 발매된 프랑스 와인의 유명 브랜드의 이름을 차용한 샤또 시리즈(Chateau Series)를 거쳐 가장 마지막 쿠반 다비도프 라인으로서 소개 된 시가가 바로 다비도프의 Mille 시리즈입니다.


Davidoff 1000 (4.6 x 34)

Davidoff 2000 (5.1 x 42)

Davidoff 3000 (7 x 33)

Davidoff 4000 (6.1 x 42)

Davidoff 5000 (5.6 x 46)


물론 풍미는 전혀 다르지만 쿠바시절부터 도미니카 공화국으로의 생산거점 이전 이후로도 이렇게 다섯가지 비톨라로 전개를 하던 Mille 시리즈는 (도미니카 공화국 이전 이후 5 x 48 Robusto 규격의 Davidoff 6000을 추가) 2013년 돌연 다비도프 브랜드를 관리하는 Oettinger Davidoff Group에 의해 3000~5000까지의 비톨라의 생산중지가 발표되게 됩니다.


그리고 또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최근 Davidoff의 공식사이트로부터 1000과 2000의 소개 또한 사라짐으로서 역사가 오래된 Mille시리즈가 절판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애연가들의 조심스러운 예측과 염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비도프의 플래그쉽 스토어인 Davidoff of Geneva Singapore의 직원에 의하면 조만간 이번 리뷰의 Mille 라인을 포함한 Classic 라인, Puro d'Oro 라인, Grand Cru 라인, Maduro R 라인 등이 생산중지 될 예정이라고 하니 아직 Official Announcement가 아닐지언정 이런 훌륭한 시가들이 생산중지 된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순백의 고급감 넘치는 튜보의 Davidoff 2000


Davidoff 2000


사이즈: 5 x 43

원산지: 도미니카

래퍼: 미국산 코넥티컷


다비도프의 밴드라벨을 연상시키는 순백의 루미늄 튜보는 개인적인 취향일수도 있지만 코이바, 몬테크리스토, 오요 데 몬테레이 등의 Habanos 브랜드에서 쓰이는 프리미엄 튜보보다 기능적으로 그리고 디자인적으로 더 세련됐다라고 평할 수 있을정도로 고급감이 넘칩니다.



아주 부드러운 감촉의 잘 손질된 코넥티컷 래퍼는 잎맥이 잘 제거되어 있어 보기에도 아름답고 심미성이 상당히 뛰어나며 래퍼에서는 플로럴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옵니다.



풋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말림새는 충분히 규칙적으로 잘 말려 있지만 밀도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은데 실제로 손에 들어서 전체적인 만듬새를 확인하면 가벼우면서도 단단하지 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심스레 커팅을 한 뒤 콜드 드로우를 해보면 가벼운 연초향과 담담한 세더의 우디한 풍미가 느껴지며 만듬새에서 느낄 수 있듯 아주 가볍게 드로우가 됩니다.


꼬냑 마르텔 꼬르동블루(Martell Cordon Bleu)와 페어링


드링크로 마르텔 꼬르동블루와 페어링을 했으며 본격적으로 테이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첫 드로우부터 플로럴한 풍미가 향긋하게 물감처럼 번지듯이 퍼져나가며 곧 세더의 우디함 그리고 크리미하면서도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가 플로럴한 풍미의 뒤를 이어 풍겨옵니다.


곧 화이트페퍼를 연상시키는 아주 미세하고 잔잔한 스파이시함이 혀끝에 남고 스파이시함보다 더 미세한 가죽의 풍미가 살며시 엑센트를 줍니다.


상당히 마일드한 라이트 바디의 시가이며 착화 이후 초반 풍미의 프로필이 본 블로그에서 리뷰를 한 적이 있는 DUNHILL Aged Condados와 꽤나 흡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던힐의 상당히 팬임에도 불구하고 DUNHILL Aged Condados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다비도프 2000쪽이 비슷한 프로필을 조금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다듬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모금당 거의 2미리정도 가까이 상당히 빠르게 연소되는 점은 안 그래도 작은 사이즈의 비톨라에서 더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풍부한 연무량의 Davidoff 2000


중반으로 들어서면 착화이후 물감처럼 번져 나갔던 플로럴함이 조금씩 연해지며 메인 프로필은 세더의 우디함이 차지하게 됩니다.


세더의 우디함은 초반부와는 다르게 좀 더 드라이해지며 잘 말린 건초를 연상시키는 풍미를 동반하고 크리미하며 고소했던 견과류의 풍미 또한 고소함은 남겨둔 채 크리미함은 서서히 약해집니다.


새롭게 달콤함이 적당히 절제된 바닐라의 풍미가 추가되며 드라이한 세더의 풍미 뒤에 약하지만 오크의 향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다비도프 2000의 재의 색은 밝은 은회색이며 Arturo Fuente계열 시가 이상으로 가벼운 드로우를 느낄 수 있고 그에 비례하여 재의 밀도가 낮은 편입니다.


Burn은 자로 재어놓은 듯이 아주 균일하게 타 들어가기에 흡연시의 스트레스는 전혀 없고 연무량은 아주 풍부합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10년전과 7~8년쯤에 태우곤 했던 다비도프 2000의 재의 색은 좀 더 완연한 은백색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종반으로 들어가면 착화 이후 중반까지 존재했던 플로럴한 풍미는 거의 사라지고 오크의 우디함과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가 메인 프로필로 자리를 잡아갑니다.


동시에 화이트페퍼의 스파이시함이 조금 강해지기 시작하고 연한 가죽의 향기와 달콤함 바닐라의 풍미와 더불어 레몬을 연상시키는 시큼한 힌트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총 흡연시간은 45분으로 전체적으로 아주 마일드한 라이트 바디의 시가이며 역시 다비도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종일관 아주 높은 수준의 풍미와 흡연의 만족감을 일관되게 제공하고 좋은 만듬새로 인한 균일한 연소감은 단연 최고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천천히 태웠음에도 불구하고 45분이라는 연소시간은 다비도프 특유의 높은 가격을 생각하며 너무나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종합평가: S- Grade